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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소서 글자수 줄이는 법

쓰고 보니 800자 제한에 950자가 나왔을 때, 무엇부터 지워야 할지가 문제입니다. 지우는 순서를 잘못 잡으면 내용이 먼저 사라지고 군더더기가 남습니다.

지우는 순서를 먼저 정합니다

대부분의 지원자는 초과분을 보자마자 문단 하나를 통째로 지웁니다. 가장 빠르지만 가장 손해가 큰 방법입니다. 없애기 아까운 사례가 먼저 사라지고, 정작 아무 정보도 없는 상투적인 도입부는 그대로 남습니다.

순서를 뒤집으시길 권합니다. 정보량이 0에 가까운 것부터 지우고, 그래도 모자랄 때 비로소 내용을 건드립니다. 실제로 해보면 대부분의 글이 3단계까지 가기 전에 제한 안으로 들어옵니다.

  • 1.상투어와 수식어를 걷어냅니다. 정보를 전혀 담지 않은 낱말들이 먼저 나갑니다. 보통 전체의 5~10퍼센트가 여기서 빠집니다.
  • 2.문장 구조를 압축합니다. 뜻은 그대로 두고 문장을 짧게 만듭니다. 여기서 추가로 10~15퍼센트가 줄어듭니다.
  • 3.사례를 통합하거나 덜 중요한 것을 뺍니다. 앞의 두 단계로도 모자랄 때만 손대는 마지막 수단입니다.

950자를 800자로 줄이는 일이면 15퍼센트만 깎으면 됩니다. 1단계와 2단계로 충분한 범위입니다. 사례를 지우지 않아도 되는데 지우는 경우가 그만큼 많습니다.

1단계 — 정보가 없는 낱말부터

자소서에는 지우면 뜻이 더 분명해지는 낱말들이 있습니다. 강조하려고 넣지만 실제로는 글을 흐리게 만듭니다.

지우는 것이유
매우, 정말, 굉장히, 상당히, 무척정도를 나타내려는 부사인데 읽는 사람에게 아무 기준도 주지 못합니다. 구체적인 숫자가 있으면 부사는 필요 없고, 숫자가 없으면 부사를 붙여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다양한, 여러 가지, 많은몇 개인지 쓰면 됩니다.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습니다」보다 「세 가지 업무를 맡았습니다」가 짧으면서 정보량은 더 많습니다.
그래서, 그리고, 또한, 하지만, 이러한문단 안에서 문장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 접속 부사는 대부분 없어도 읽힙니다. 한 문단에 두 개 이상 있으면 과합니다.
~라고 생각합니다, ~인 것 같습니다자소서는 전부 지원자의 생각이므로 따로 밝힐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확신이 없어 보입니다.
저는주어가 분명한 문장에서는 빼도 됩니다. 문단마다 반복되면 특히 눈에 띕니다.

회사 소개 문장도 이 단계에서 나갑니다. 홈페이지에서 옮겨 온 비전이나 실적 설명은 담당자가 이미 아는 내용이라 분량만 차지합니다.

2단계 — 문장 구조를 압축합니다

한국어 문장은 같은 뜻을 여러 길이로 쓸 수 있습니다. 자소서에서 길어지는 까닭은 대개 아래 네 가지 습관 때문입니다.

고치기 전고친 뒤줄어든 글자
업무 효율을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업무 효율을 개선했습니다9자
고객의 불만이 접수되는 상황이 발생하였고고객 불만이 늘었고12자
팀원들과의 협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팀원들과 문제를 해결했습니다12자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소통이라는 점입니다저는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여깁니다12자

네 가지 습관을 이름 붙이면 이렇습니다. 첫째, 명사에 “하는 작업을 진행하다”를 붙이는 습관입니다. 그냥 동사로 쓰면 됩니다. 둘째, “~하는 상황이 발생하다”처럼 피동으로 돌리는 습관입니다. 누가 무엇을 했는지 쓰는 편이 짧고 분명합니다.

셋째, ~할 수 있었습니다입니다. 자소서에서 가장 자주 보이는 군더더기인데, 대부분 ~했습니다로 바꿔도 뜻이 같습니다. 넷째, “~라는 점입니다”처럼 문장 끝을 명사로 받는 습관입니다.

이 네 가지만 훑어도 900자짜리 글에서 100자 안팎이 빠집니다. 문장을 지운 것이 아니라 같은 말을 짧게 한 것이므로 내용은 그대로입니다.

3단계 — 그래도 넘칠 때

앞의 두 단계로 제한 안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이제 내용을 줄여야 합니다. 여기서도 순서가 있습니다.

  • 1.사례가 둘 이상이면 하나로 줄입니다. 800자 안에 경험 두 개를 넣으면 둘 다 얕아집니다. 하나를 깊게 쓴 글이 거의 항상 낫습니다.
  • 2.상황 설명을 깎습니다. 어떤 프로젝트였고 팀이 몇 명이었는지는 20퍼센트면 충분합니다. 지원자가 한 일과 결과가 본론입니다.
  • 3.마지막 다짐 문단을 뺍니다.“최선을 다하겠습니다”로 끝나는 문단은 대개 통째로 빠져도 글이 멀쩡합니다.
  • 4.도입부 요약과 결론이 겹치면 하나를 지웁니다. 같은 말을 앞뒤로 두 번 하는 구조가 의외로 흔합니다.

반대로 끝까지 지키셔야 할 것은 본인이 실제로 한 행동과 숫자로 말할 수 있는 결과입니다. 이 둘이 빠지면 분량을 맞춰도 읽을 이유가 없는 글이 됩니다.

줄이다가 흔히 생기는 사고

급하게 깎다 보면 문장이 어색해지는 일이 잦습니다. 특히 조사와 어미를 함께 지워서 문장이 끊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운 뒤에는 반드시 그 문단만 다시 소리 내어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공백 처리도 조심하셔야 합니다. 문장을 지우면서 빈 줄이 남거나 띄어쓰기가 두 칸이 되면, 공백 포함 기준에서는 그만큼 글자수가 남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아서 원인을 못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줄인 뒤의 글자수는 붙여넣을 시스템에서 다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워드프로세서에서 맞춘 숫자와 채용 사이트가 세는 숫자가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작업대에서 하면 편한 부분

줄이는 작업은 숫자를 계속 보면서 해야 합니다. 한 문장 고칠 때마다 몇 자 줄었는지 보이면 어느 방법이 효과가 큰지 감이 잡히기 때문입니다.

작업대는 문항 카드마다 제한을 걸어두면 남은 글자수와 진행 막대가 즉시 바뀝니다. 공백 포함과 제외 두 숫자가 함께 보이므로, 기준이 어느 쪽이든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초과 상태에서는 몇 자를 더 빼야 하는지 그대로 표시됩니다.

문항이 여러 개일 때는 카드를 나눠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한 문항을 줄이다가 다른 문항 내용을 지우는 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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