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자소서는 무엇이 다른가
쓰던 자소서를 그대로 냈다가 떨어지는 전형입니다. 평가 방식이 다르기 때문인데, 다행히 그 방식이 공개돼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 — 채점표가 공개돼 있습니다
민간 기업 자소서는 담당자가 전체 인상으로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공공기관 채용은 직무 능력을 항목으로 나눠 평가하는 방식을 씁니다. 그리고 그 항목이 직무기술서라는 문서로 공고와 함께 공개됩니다.
직무기술서에는 그 자리에서 하는 일, 필요한 지식과 기술, 태도가 적혀 있습니다. 자소서 문항은 대개 이 문서에서 나옵니다. 그러니 문항을 보고 막막할 때 답은 직무기술서에 있습니다.
읽는 순서를 이렇게 잡으시길 권합니다. 공고를 열면 자소서 문항보다 직무기술서를 먼저 읽습니다. 거기 적힌 능력 단위 서너 개를 뽑아 적어둡니다. 그 다음 문항을 보면, 각 문항이 어느 능력을 확인하려는지가 보입니다.
문항에 조건이 여러 개 붙습니다
공공기관 문항은 길고 조건이 겹쳐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지원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능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 경험을, 그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본인이 한 행동, 그리고 그 결과를 포함하여 기술하시오.”
이 한 문장 안에 요구가 네 개 있습니다. 노력한 경험, 어려움, 본인의 행동, 결과입니다. 채점은 이 네 항목을 각각 봅니다. 하나라도 비면 그 항목은 0점입니다. 글이 아무리 매끄러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쓰기 전에 문항을 쪼개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문항을 읽으며 요구 사항마다 표시를 하고, 개수를 세고, 그 개수만큼 덩어리를 만듭니다.
작업대에서 문항 카드를 요구 사항 수만큼 만들어 쓰는 방법이 여기서 유용합니다. 카드 제목에 「어려움」「행동」처럼 적어두면 빠뜨리는 항목이 없고, 각 덩어리에 몇 자를 썼는지도 바로 보입니다. 다 쓴 뒤 이어 붙이면 한 문항이 됩니다.
분량 배분
네 항목을 똑같이 나누는 것은 답이 아닙니다. 채점 비중이 높은 쪽에 더 씁니다.
| 항목 | 비중 | 1,000자 기준 |
|---|---|---|
| 상황·경험 소개 | 15% | 약 150자 |
| 겪은 어려움 | 20% | 약 200자 |
| 본인이 한 행동 | 40% | 약 400자 |
| 결과와 이후 | 25% | 약 250자 |
어려움 항목을 형식적으로 한 줄 쓰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공공기관 문항에서는 이 항목이 따로 점수를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이 왜 어려웠는지 구체적으로 쓰셔야 합니다.
글자수를 더 엄격하게 봅니다
민간 기업 입력창은 초과분을 잘라내고 받아주는 경우가 있지만, 공공기관 채용 시스템은 제한을 넘으면 아예 저장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감 직전에 이 문제로 막히는 일이 매년 반복됩니다.
- ·제한 기준이 공백 포함인지 제외인지 공고에 명시된 경우가 많습니다. 명시돼 있으면 그것이 최종 기준입니다
- ·명시가 없으면 공백 포함으로 맞추는 편이 안전합니다. 그쪽이 숫자가 크게 잡히므로 어느 기준으로 세든 초과하지 않습니다
- ·일부 시스템은 바이트로 제한을 겁니다. 한글은 UTF-8에서 한 글자가 3바이트라 숫자가 크게 달라집니다
- ·최소 글자수를 두는 곳도 있습니다. 미달이면 제출 자체가 막힙니다
그래서 최종 확인은 반드시 제출할 시스템의 입력창에서 하시길 권합니다. 미리 맞춰둔 숫자와 시스템이 세는 숫자가 다를 수 있습니다.
유사도 검사가 돌아갑니다
다수의 공공기관이 자소서 표절·유사도 검사를 돌립니다. 인터넷에 공개된 합격 자소서, 같은 시즌 다른 지원자의 문장, 본인이 다른 기관에 낸 문장이 대조 대상이 됩니다. 유사도가 기준을 넘으면 불합격 처리하거나 향후 지원을 제한하는 곳이 있습니다.
실무적으로 조심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합격 자소서 표현을 참고하되 문장을 그대로 옮기지 않습니다. 둘째, 여러 기관에 지원할 때 같은 경험을 쓰는 것은 괜찮지만 문장을 통째로 복사해 돌려 쓰는 것은 위험합니다.
같은 경험을 여러 곳에 쓰는 방법은 자소서를 다시 쓰는 글에서 따로 다룹니다.
블라인드가 기본입니다
공공기관 채용은 대부분 블라인드로 운영됩니다. 학교명, 출신 지역, 가족 사항, 나이가 드러나는 서술은 빼야 하고, 위반 시 해당 문항이 0점 처리되는 곳이 있습니다.
본인도 모르게 드러나는 사례가 많아 따로 점검이 필요합니다. 블라인드 채용 자소서 글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정리 — 순서만 지키면 됩니다
- 1.직무기술서를 먼저 읽고 능력 단위를 적어둡니다
- 2.문항을 쪼개 요구 사항 개수를 셉니다
- 3.요구 사항 수만큼 덩어리를 만들고 각 덩어리에 목표 글자수를 겁니다
- 4.행동 항목에 가장 많이 씁니다. 어려움 항목을 비우지 않습니다
- 5.고유명사와 연도를 훑어 블라인드 위반을 정리합니다
- 6.제출할 시스템 입력창에서 글자수를 최종 확인합니다
여기 적은 것은 일반적인 안내입니다. 기관마다 전형 방식과 제한 항목이 다르므로 최종 기준은 지원하는 곳의 공고로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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