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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소서 돌려쓰기, 어디까지 괜찮나

한 시즌에 스무 곳을 넣는데 매번 새로 쓰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문제는 돌려쓰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돌려쓰느냐입니다.

경험은 돌려써도 됩니다

먼저 확실히 해둘 것이 있습니다. 같은 경험을 여러 회사에 쓰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지원자의 이력은 하나뿐이고, 좋은 경험을 한 곳에만 쓸 이유가 없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문장을 통째로 복사하는 것입니다. 특히 지원동기와 입사 후 포부처럼 회사가 주어인 문항에서 그렇습니다. 회사 이름만 바꾼 글은 읽는 사람이 대개 알아봅니다. 어느 회사에 넣어도 말이 되는 문장은 어느 회사에도 답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정하는 것과 바꾸는 것

문항재사용무엇을 바꾸나
성장 과정 / 가치관거의 그대로회사와 무관한 문항이라 손댈 곳이 적습니다. 분량 제한만 맞추면 됩니다.
경험 / 역량뼈대는 그대로사례는 유지하되, 강조하는 능력을 그 회사 직무기술서 쪽으로 옮깁니다. 같은 경험도 협업을 부각할 수도, 문제 해결을 부각할 수도 있습니다.
지원동기구조만「계기 → 한 일 → 회사와의 접점」 흐름은 유지하고, 접점 부분을 회사마다 새로 씁니다. 여기가 20~30퍼센트입니다.
입사 후 포부구조만시간 구간으로 나누는 틀은 그대로 두고, 첫해에 익힐 것을 그 회사 담당 업무에 맞춥니다.

정리하면 나에 대한 문항은 고정, 회사에 대한 문항은 접점만 교체입니다. 이렇게 하면 회사당 새로 쓰는 분량이 전체의 20퍼센트 정도로 줄어듭니다.

문항 제한이 다를 때

같은 경험을 쓰는데 A사는 500자, B사는 1,500자인 경우가 흔합니다. 이때 800자 원고를 그대로 잘라 붙이면 문장이 끊기고, 그대로 늘리면 물이 됩니다.

방법은 한 사례를 세 가지 길이로 만들어 두는 것입니다.

  • 1.짧은 판 (300~500자) — 상황 한 문장, 행동 두세 문장, 결과 한 문장. 군더더기를 다 뺀 뼈대입니다.
  • 2.기본 판 (700~900자) — 뼈대에 판단 근거와 막힌 지점을 붙입니다. 가장 자주 쓰게 되는 길이입니다.
  • 3.긴 판 (1,200~1,500자) — 기본 판에 대안 검토 과정과 결과 이후를 더합니다. 사례를 늘리지 말고 같은 사례를 깊게 씁니다.

처음 한 번만 만들어 두면 그 뒤로는 제한에 맞는 판을 골라 회사 이름과 접점 문장만 바꾸면 됩니다. 세 판본을 각각 카드로 두고 글자수를 걸어두면 어느 것을 꺼내 쓸지 바로 정해집니다.

유사도 검사가 걸리는 지점

다수의 공공기관과 일부 대기업이 자소서 유사도 검사를 돌립니다. 대조 대상은 세 가지입니다. 인터넷에 공개된 합격 자소서, 같은 시즌 다른 지원자의 글, 그리고 본인이 다른 기관에 낸 글입니다.

마지막 항목이 의외의 함정입니다. 같은 기관의 다른 직렬에 중복 지원하거나, 같은 채용 대행사를 쓰는 기관에 나란히 넣는 경우 본인 글끼리 걸릴 수 있습니다. 기관에 따라 불합격 처리나 향후 지원 제한까지 갑니다.

안전한 선은 이렇습니다. 경험과 사실은 그대로 두되 문장은 다시 씁니다. 같은 내용을 다른 순서와 다른 문장으로 쓰는 것은 표절이 아닙니다. 인터넷에 공개된 남의 자소서 표현을 가져오는 것은 어느 경우에도 권하지 않습니다.

회사명 오기 — 가장 흔한 사고

돌려쓰기에서 실제로 가장 많이 나는 사고입니다. 본문 어딘가에 이전 지원처 이름이 남아 제출되는 경우입니다. 서류에서 곧장 걸러지는 사유이고, 잘 쓴 글일수록 아깝습니다.

  • ·제출 직전에 회사명을 검색해서 전부 찾습니다. 눈으로 훑지 말고 찾기 기능을 쓰세요
  • ·직무명도 함께 봅니다. 「생산관리」와 「품질관리」를 바꿔 쓰는 사고가 회사명 다음으로 흔합니다
  • ·「귀사」로 통일해두면 오기 위험은 줄지만, 회사명을 직접 쓴 글이 대개 더 읽힙니다. 대신 마지막 점검을 반드시 합니다
  • ·파일로 내는 경우 파일명과 문서 속성에도 이전 회사명이 남습니다
  • ·복사해 온 문단의 앞뒤 문장이 어색해지지 않았는지 소리 내어 읽습니다

관리 방법

지원 시즌 후반이 되면 어느 회사에 무엇을 냈는지 헷갈립니다. 그 상태에서 급하게 붙여넣다가 사고가 납니다. 처음부터 나눠두는 편이 낫습니다.

작업대에서는 회사별로 카드를 만들어 제목에 회사명을 적어두는 방식이 편합니다. 카드마다 그 회사의 문항 제한을 걸어두면 남은 글자수가 각각 보이고, 화살표로 순서를 바꿔 지원서 양식과 같게 맞출 수 있습니다.

내용은 브라우저 안에만 저장되므로 저희 쪽에서 볼 수 없습니다. 다만 브라우저 저장소를 지우면 함께 사라지니, 시즌 내내 쓸 원고는 전체 내려받기로 파일을 따로 보관해두시길 권합니다. 학교 컴퓨터나 피시방에서 작업하셨다면 자리를 뜨기 전에 전체 지우기를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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